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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의 꽃으로서의 예배

최종 수정일: 2023년 7월 3일

예배는 성도로서의 ‘신앙생활의 꽃’이자 ‘신앙의 진위성’을 판별할 수 있는 시금석과도 같은 의미를 갖습니다. 겉보기에 신앙이 뛰어나 보일지라도 정작 예배를 등한시 한다면 이는 그 사람의 신앙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전통적으로 한국 교회는 ‘주일 성수’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주일 성수를 특별히 강조해 나왔던 청교도주의에 따른 것입니다. 당시 유럽 대륙의 칼빈주의를 추구하던 섬나라 영국의 청교도들은 주일에는 세상 직업이나 일, 특히 오락 같은 것을 하지 않기로 유명했습니다. 그러한 청교도의 영향을 크게 받았으므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은 “이 날에는 세상 직업이나 오락에 관한 자기 자신의 모든 일, 말, 생각에서 떠나 온 종일 거룩히 휴식을 지킬 뿐 아니라, 모든 시간을 공적으로나 사적으로 하나님을 예배하는데 써야 한다”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제21장 8조. 참조. 대신앙고백문답 115-121문답). 그런데 여기서 주로 주일에는 ‘무엇을 하지 말라!’ 하는 부정적인 면을 강조한 것을 보게 됩니다.


그런데 같은 칼빈의 영향을 받고 작성된 대륙 독일의 하이델베르크 신앙고백문답은, 부정적인 면보다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면을 강조하는 경향을 보여줍니다. 제103문답은 하나님께서 제4계명에서 요구하신 바에 대해 고백하는데 다음과 같이 고백합니다. “첫째, 하나님께서는 말씀의 봉사와 그 봉사를 위한 교육이 유지되기를 원하시며(고전 9:13-14; 딤전 3:15; 딤후 2:2; 3:14-15; 딛 1:5), 특히 안식의 날인 주일에 우리가 하나님의 교회에 부지런히 참석하여(레 23:3; 시 40:9-10; 122:1; 행 2:42, 46; 히 10:25), 하나님의 말씀을 경청하고(롬 10:17; 고전 14:1, 3; 딤전 4:13; 계 1:3), 성례에 참여하며(행 20:7; 고전 11:23-25), 주님을 공적으로 부르고(고전 14:6; 골 3:16; 딤전 2:1-2), 가난한 자들에게 행하는 기독교적 자비를 원하십니다(신 15:11; 고전 16:1-2; 딤전 5:16). 둘째, 우리의 일생 동안 악한 일을 그만두고, 주께서 그의 성신으로 내 안에서 일하게 하시며, 그럼으로써 영원한 안식이 이 세상에서부터 시작되기를 원하십니다(히 4:9-11).” 이처럼 개혁교회의 신자들은 주일을 이해할 때에, 구원 받은 성도들이 하나님 앞에 모여 하늘의 영원한 안식의 즐거움을 미리 맛보고 즐기는 차원에서 생각합니다.


그래서 개혁교회에서의 주일은 더할 나위 없이 즐겁고 행복하고 기쁜 날입니다. 남녀노소 없이 성도라면 모두가 주일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맞이 합니다. 여기서 ‘기다리는 마음’이라고 한 표현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당연히 이 날을 기다리는 것은 엿새 동안 피곤하게 일하다가 마침내 쉴 수 있게 되기 때문이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온 가족이 함께 교회당으로 가서, 예배에 참석하고, 성경을 배우고, 영적으로 참된 가족이 된 성도들과 교제하고, 집에 돌아와서는 그 동안 서로 분주하여 함께 할 시간이 없었던 가족들이 함께 모여 행복한 시간을 즐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실 주일을 즐기는 것은 이미 토요일부터 시작됩니다. 토요일이 되면 주일을 잘 보내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서서히 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토요일 밤이 되면서부터 대체적으로 여유를 갖고, 다음 날의 주일을 바라보게 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주일(안식일)에는 육체적으로뿐 아니라 영적으로 진정한 안식을 누리게 됩니다.


이렇게 개혁교회의 신자들은 예배를 생명처럼 여기고, 신앙의 절정이자 꽃으로 여깁니다. 주일에 하나님께 올릴 예배를 생각하면서, 또한 예배의 연장 차원에서 지체들과 나누게 될 복음의 교제를 기대하면서, 사전에 필요한 것들을 정성껏 준비합니다. 가령, 주부들은 주일에 분주해지지 않기 위하여, 음식 같은 필요한 것들을 그 전 날부터 열심히 준비해 놓습니다. 다음날 주일의 식탁은 주부가 정성껏 마련한 음식들이 진상됩니다. 이 음식을 마치 주께서 베푸시는 만찬처럼 여기며 즐기는 것입니다. 실로 주일의 예배에 최고의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에 개혁교회 성도들은 예배시에 입는 옷과 신발을 별도로 소지하는 것을 생활습관으로 삼고 있습니다. 거룩하신 하나님의 어전에 부복하여 예배를 올리는 날이요, 함께 은혜를 입은 지체들끼리 서로 간에 형성하고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활력을 과시하면서 서로 문안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주일을 확실하게 거룩한(구별된) 날로 지키기 위한 개혁교회의 정신은 예배 외에는 어떤 공식 행사나 활동을 하지 않는 데서도 잘 드러납니다. 심지어 당회나 제직회도 주일에는 갖지 않습니다. 교회 운영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각종 회의들이지만, 주일에는 피하고 한 주간의 적당한 날 밤을 택해서 필요한 회의를 열거나 활동을 하는 것입니다. 심지어는 성경을 공부하고 연구하는 일이나, 청소년의 교회교육도 주일에는 하지 않고, 주중 적절한 시간을 택해서 하게 됩니다. 한 마디로 말해서 주일은 오로지 ‘예배’와 ‘성도의 교제’만을 위한 날로 여기는 것입니다. 예배 후에는 본격적인 성도의 교제를 위하여 가족 단위로 서로 방문하여 교제하는 것을 전통적으로 지켜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너무 연로하거나 혹 병 때문에 예배에 불참한 성도들이 있을 경우, 적극 방문하고 위로하면서 교제하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개혁교회 생활에서의 주일은 결코 분주하거나 피곤한 날이 아닙니다. 실제로도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일 외에는 교회의 어떤 행사도 없기 때문입니다. 주일의 온전한 지킴은 개혁교회 전통에서 이렇게도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성도가 세상적인 일로 예배에 불참한다거나, 예배만 참석하고 살짝 빠져 나가는 식의 삶은 개혁교회의 전통에서는 아주 어색한 일입니다. 가령, 성도가 평소의 직장생활에서도 한 사람의 신실한 성도로서의 실력을 뚜렷하게 과시하며 살아간다면, 그렇게 인식되어 있다면, 혹 직장 동료에게서 생긴 애경사 문제에 불참할지라도, 상대방에게 그다지 결례가 안 될 것이고, 오히려 정말 신실한 그리스도의 종이라는 평을 얻게 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사실 주일에는 목사만이 모든 정력을 쏟는 날이기도 합니다. 목사는 성도들이 주일을 제대로 잘 지킬 수 있게 하는 데 책임을 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목사는 시간을 헛된 곳에 씀이 없이 한 주간 내내 정성 들여 설교를 준비함으로써 성도들로 하여금 진정한 안식을 즐길 수 있게 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목사는 그런 식으로, 자신까지도 주일을 최고로 행복하고 즐겁게 보내는 되는 것입니다. 개혁교회 신앙생활에서의 주일은, 비록 하나님의 백성들이 이 세상 속에 살 수밖에 없을지라도, 이 세상으로부터 확실하게 구별되어 하늘의 영원한 안식을 미리 즐기며 기뻐하는 날로서 확실하게 나타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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